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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대의 사랑
    뭐든 먹는 송아지 2020. 11. 5. 05:04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요즘은 글을 쓰는 것보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흡수하는 양보다 뱉어내는 양이 많다 보니 내 안의 소재가 많이 고갈되는 느낌이라 다른 글들을 읽으면서 내 안을 다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조금 지치기도 하고. 항상 내 안의 부족함을 느끼고 무언가 더 알고 싶을 때마다 더 많이 보고 듣고 받아들이고 싶은 욕구가 가득해진다.

    무엇보다도 나와는 다른 글을 쓰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더더욱 그동안 쌓아둔 읽을거리들을 읽고 싶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나라는 한 사람의 시선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 때는 내가 나의 1인칭 시점으로만 세상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말 답답했다. 어떻게 발버둥쳐도 그건 벗어날 수 없는 감옥처럼 느껴졌다.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서 내 이야기를 풀어내보기도 하고 내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이야기 또한 탐색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즘 다시 그런 마음이 솟아난다. 좋은 글은, 좋은 이야기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그렇게 나를 멀리 데려가 줄 이야기를 언제나 기다린다. 

    그렇게 나를 저 너머로 데려가주는 글들에게 빚을 지면서, 그런 좋은 글을 따라해보면서, 가끔은 인상적인 글을 읽고 들었던 감상을 풀어내며 희미하거나 꾸준하게 글을 쓰는 일을 이어간다. 그리고 나와 같이 어떤 방식으로든 글을 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빚을 지면서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늘 기억하고 나의 글을 읽어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조금씩 힘을 내어 글을 쓴다. 이 희미하지만 소중한 마음을 끈질기게 이어가보려고 노력해야지.

    글을 많이 읽을 때는 글을 써보고 싶어지고 요즘처럼 글을 쓰면 더 많이 읽고 싶어진다. 더 많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 서로를 향한 사랑. 계속 하면 할수록 커지는 무한대의 사랑이 글 안에서는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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